가벼운 풀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어른의시간 시인선02

가벼운 풀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어른의시간 시인선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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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소개

 

시니어 출판 전문 브랜드 ‘어른의시간’이 선보이는 두 번째 시인선. 전종호 시인은 백두산 에서 한라산까지, 우리 동네 심학산부터 히말라야 설산까지 걷는다. 그리고 묻는다. “길은 무엇이고, 왜 길을 걷는 것인가.”(「시인의 말」) 시인은 자신을 떠받치고 있는 길을 걸으며 사유한다. 삶에 대한 회유, 세계에 대한 성찰이 바로 그러한 것이다.

1부에서 시인은 자기 삶에 난 길을 걷는다. 이 길에는 어머니가 있고, 아버지가 있고, 가르치는 제자들과, 시인이 사랑한 꽃과 나무 들이 있다. 그곳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 당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오늘의 은총」)며 “우리네 사는”(「산다는 것」) 이야기를 들려준다.

2부에서 시인은 좀 더 먼 길을 떠나 “살아온 여행길 목메는 기쁨과 / 아름다운 풍경 뒤에 가려진 고통을 / 계산”(「해지는 곳으로 가고 싶다」)한다. 더불어 3부에서 시인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히말라야에 오른다. 3부에 담긴 총 33편의 연작시에서는 “생명이 살고 죽는 곳”(「히말라야 3」)으로서의 히말라야를 그리고 있다.

“길은 삶의 통로”라고 말하는 전종호 시인은 자신이 온몸으로 걸어온 삶의 여정을 담백하고 꾸밈없는 언어로 시에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1. 출판사 서평

하나의 인생이 한 권의 시집이 되다

수백 편의 시와 같은 세월을 살아낸 시니어 세대

 

여우가 우는 험한 고갯마루가 아니라

물이 빗소리처럼 흐른다 하여 여우천이다

(중략)

땅 이름을 지은 농부들은 모두 시인이다 -「여우천」

 

어른의시간의 두 번째 시인선 『가벼운 풀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가 출간되었다. 휴전선 근방의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선생으로 살아온 전종호 시인은,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우리 동네 심학산부터 히말라야 설산까지 걷는다. 그리고 묻는다. “길은 무엇이고, 왜 길을 걷는 것인가.” 자신의 학교는 ‘길’ 위에 있다고 말하는 시인은 길을 걸으며 살아온 길을 되감고, 살아갈 날들을 생각했다. 자기 삶에 난 길을 걸으며 닦아낸 사유의 정수와 길에서 마주한 것들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담백한 시들이 모여 한 권의 시집이 되었다.

 

아프다 사라지는 것은 모두 물결을 남긴

자기 삶의 길에 묵묵히 서서 오가는 것들을 응시하다

 

느리게 가는 버스를 타고 / 오랜만에 당신을 찾아 나섰습니다 / 세상은 빨리 변하고 / 죄송하게도 우리는 당신을 / 너무나 쉽게 잊었습니다 (중략) 철따라 흐드러지게 피고 지는 / 꽃을 지켜보는 / 아득한 세월 견디기 쉽잖은 일이었음을 / 이제 생전의 당신만큼 / 나이가 들어서야 알았습니다 (중략) 여기서는 / 가벼운 풀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아버지, 가벼운 풀씨가 되어도」

 

전종호는 시인이기 이전에 세월이 가도 차마 늙지 못하는 한 아버지의 아들이자, 아들의 면도기로 면도를 하면서 새삼 아들의 역사를 생각하는 아버지이고, 아이들의 환호성이 사라진 교실에서 혼자 쌓인 먼지를 쓸어내는 선생이다. 아이들이 떠나도 교실을 지키는 낡은 교탁처럼, 자기 삶의 길목에 서서 오가는 것들을 맞이하고 또 배웅한다. “아프다 사라지는 것은 모두 물결을 남긴다”(「천부항에서」)고 말하는 시인은 그 흔적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에 삶에 오고 간 것들을 시로 기록한다.

 

길을 걸으면 이 길을 먼저 간 사람들을 생각한다

생활의 안락과 편의를 버리고 길을 떠난 자, 우리는 모두 나그네다

 

시인은 “지금 숨 고르며 오르는 한 걸음, 초라하다 말하지 말라”(「한 걸음」)고 전한다. “굳이 가야 할 데”도, “서둘러 가야 할 일은 더욱 없”지만(「도시를 떠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의 안락과 편의를 버리고 길을 떠난다. 시인은 길을 걸으면서 이 길을 먼저 간 사람들을 생각한다. 세상을 버리고 산에 둥지를 틀었던 옛사람들과 그들의 꿈, 그리고 절망을 생각한다. 그리고 깨달은 진리는 “길 위를 고집하는 자는 / 길 위에 스스로를 묶는다”라는 것. 그리하여 “우리 평생에 난 길을 버리고 / 한 발짝 비켜서”(「진리」)자고 말한다.

 

무릎을 꿇고 낮은 자세로 보아야 / 보이는 것들이 있다 / (중략) / 여리디여린 목소리도 광장에서 / 어깨를 걸면 / 간절한 울음으로 / 낡은 것을 쓸어버리는 물살이 된다 -「따로 또 함께」

 

마침내 시인이 도달한 곳은 광장이다. 그리고 연대의 길이다. 평생에 난 길을 버리고 한 발짝 비켜서 타인의 고통과 시대의 아픔을 함께한다. “달걀을 까면서 / 유미 아빠 황상기를 생각하고”(「달걀을 까면서」), “4월이 되면 / 바다에 갇혀 소리치다 돌아오지 못한 / 못다 핀 아이들의 소리에 집중하기 위하여” 침묵한다(「가끔씩 바다도 침묵하였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행복이란 풍요가 아니라 / 간절함을 채워 주는 것 / 힘들 때 함께 앉아 등 기대는 것 / 작은 불씨로 함께 외로움을 녹이는 것”(「히말라야 16」)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1. 저자 소개

전종호: 1958년생. 부여에서 자라고 공주에서 공부했다. 공주사대부고, 공주사대를 졸업한 후 동국대에서 교육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경기도 휴전선 근방의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학교 현장과 학문과 운동의 영역에서 교육의 길을 묻고 있다. 1979년 <한국문학>에서 조그만 상을 받은 이후, 혼자서 시를 쓰고 주로 문학을 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과 나누며 살았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작가의 감정 배설 행위이며 자기 오락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스미고 젖어 들어, 의미가 되고 사회적 울림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를 쓰고 있다.

 

  1. 차례

 

시인의 말

 

1가끔씩 바다도 침묵하였다

잔설의 씨|귀환|우기|한 걸음|진리|교실을 쓸면서|작별|부재|어떤 생일|쓰쓰가무시|아버지, 가벼운 풀씨가 되어도|진주에서|면도를 하면서|배롱나무|산다는 것|오늘의 은총|참나무처럼|단풍|살면서 잃는 것들|따로 또 함께|길|달걀을 까면서|식은 커피를 마시며|멍|책을 버리며|나무의 증언|모과나무 아래서|반성문|소식|아침 맞이|가끔씩 바다도 침묵하였다|눈물|차를 끓이며

 

2부 해 지는 곳으로 가고 싶다

해 지는 곳으로 가고 싶다|당신에게 가는 길|제주|남원 포구에서|다시 강정마을에서|도시를 떠나며|수종사|와유곡에서|여우천|바람골|월악 단풍|울릉도|울릉도 옛길|석포 옛길을 걸으며|성인봉 가는 길에|천부항에서|독도에서|무주|절두산을 지나며|봉정암|산을 오르며|화엄사, 가을|안심사 가는 길|북성 포구

 

3부 히말라야를 꿈꾸며

히말라야를 꿈꾸며│히말라야 1-기별│히말라야 2-포카라행 비행기에서│히말라야 3-순례의 길│히말라야 4-칸데에서 울레리까지│히말라야 5-반탄티│히말라야 6-깊은 산속에서의 꿈│히말라야 7-롯지│히말라야 8-고레파니: 기다림│히말라야 9-푼힐 일출│히말라야 10-포터│히말라야 11-휴가│히말라야 12-신에 대한 탐구│히말라야 13-산에서 생각하는 경제│히말라야 14-타다파니 가는 길│히말라야 15-타다파니의 아침│히말라야 16-핫팩│히말라야 17-촘롱│히말라야 18-히말라야 모디콜라│히말라야 19-ABC: 목표│히말라야 20-다시 뱀부│히말라야 21-꽃은 어디서나 피고│히말라야 22-안경│히말라야 23-지누단다│히말라야 24-포카라에서│히말라야 25-페와 호숫가 해방구 윈드폴│히말라야 26-바라히 사원│히말라야 27-파슈파티나트 사원│히말라야 28-보우더나트 사원│히말라야 29-프리트비 고속도로: 시간│히말라야 30-너머│히말라야 31-산이 사는 이유│히말라야 32-네팔: 산상 산하

 

  1. 시인의 말

티끌 같은 세상의 속인인 나는 마음에 번잡함이 가득해, 호젓한 산속 숲길에서도 무심한 나그네가 되지 못한다. 아둔한 자의 노력은 미련으로 쌓이고 미련은 산중 첩첩 한숨으로 남지만, 그래도 살아 있기 때문에 들길을 헤치고 산을 오르고 숲길을 걷는다. 크게 깨닫지 못할 줄 알면서 깨달음을 구하고 이미 난 길을 따라 걸으며 앞서 간 사람들의 삶과, 내 살아갈 길과, 내딛는 걸음의 의미를 물으며 지상의 길에 한 걸음을 보탠다.

-「시인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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