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글쓰기-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와 문장들

여성과 글쓰기-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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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소개

‘여성과 글쓰기’라는 주제로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7편과 문장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1부에서는 페미니즘 글쓰기의 정전(正典)으로 불리는 『자기만의 방』이 어떤 계기와 과정을 통해 세상에 나왔으며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와 더불어, 어쩌면 뻔해 보일 수도 있는 사실을 전혀 뻔하지 않게 풀어나간 울프의 유려하면서도 탄탄한 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자기만의 방』과 함께 실린 여섯 편의 ‘여성’ 에세이는『자기만의 방』의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여성이란 무엇인가?”와 여성의 삶을 탐구해온 작가의 치열함과 진심을 보여주는 글들이다.

2부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일기, 편지, 에세이 등에서 작가의 글쓰기 방식의 특징이 잘 드러난 문장 350개를 선별해 원문과 함께 실었다.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번역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는 문장들을 원문과 함께 만나봄으로써 그 맛과 의미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으며, 그 속에서 훗날 『자기만의 방』이라는 찬란한 꽃으로 활짝 피어나게 될 페미니즘의 싹이 움트고 있었음도 알게 된다.

 

  1. 출판사 서평

자기만의 방이라는 근사한 숲을 알아가는 새로운 방식

가장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으로 만나는

버지니아 울프의 여성에세이 일곱 편과 문장들

 

버지니아 울프 하면 항상 따라오는 수식이 있다. ‘의식의 흐름’, ‘모더니즘의 선구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런 찬사로 인해 버지니아의 작품들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버지니아를 대표하는 『자기만의 방』을 ‘여성이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돈이 있어야 한다’라는 한 줄 요약으로만 생각하고 굳이 읽는 수고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읽지 않았는데도 읽은 기분이 들 만큼『자기만의 방』은 이제 하나의 문학적, 문화적, 사회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 책 『여성과 글쓰기』는 이처럼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에 독자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기시감이라는 세 가지 감정 모두를 바탕에 두고 만들어졌다.

 

정확한 번역, 세심한 역주로 만나는 울프의 에세이와 문장들

여성과 글쓰기인가

이미 넘쳐나는 작가의 책들 가운데서 이 책이 돋보이는 점은 구성과 번역에 있다.

1부에는 페미니즘 글쓰기의 정전(正典)으로 불리는 『자기만의 방』을 시작으로 「여성의 직업」 「여성과 픽션」「소설의 여성적 분위기」 「여성 소설가들」 「여성의 여가」 「여성의 지적 능력」이 실려 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여성’ 에세이로 분류될 수 있는 이 글들은 『자기만의 방』이 어떤 계기와 과정을 통해 세상에 나왔으며 무엇을 이야기하는지와 더불어, 어쩌면 뻔해 보일 수도 있는 사실을 전혀 뻔하지 않게 풀어나간 작가의 유려하면서도 탄탄한 필력을 확인시켜준다. 1부의 에세이 모두가 “여성이란 무엇인가?”와 여성의 삶을 탐구해온 작가의 치열한 진심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만의 방』이 문학비평과 문학이론의 역사 및 20세기의 페미니즘 운동에서 획기적인 이정표이자 중요한 작품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창작 활동에 요구되는 사회적, 물질적 조건을 독특하고 도발적인 방식으로 탐구하기 때문이다. 울프는 예술작품과 문학작품의 탄생에 필요한 천재성은 사회적, 물질적 여건과는 상관없이 발현된다는 통념에 맞서며 여가(시간), 공간(자기만의 방), 경제적(돈) 독립 같은 물질적 조건을 모든 창작활동에 선행되어야 할 요소로 꼽고 있으며, 여성이 이런 물질적 조건에서 오랫동안 철저히 배제돼왔음을 강조한다.

즉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여성의 글쓰기’를 넘어서는 ‘여성과 글쓰기’, 즉 단지 여성이 글을 쓰는 문제뿐만이 아니라 여성의 삶 자체, 생존과 존재의 문제다. 글쓰기란 결국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일이며, 그 치열한 과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곧 문학이기 때문이며, 이것이 이 책의 제목이 『여성과 글쓰기』가 된 배경이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21세기인 지금도 유효하기에 여전히 버지니아 울프의 다양한 작품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독자가 『자기만의 방』을 하나의 관문이자 필독서로 생각해 일종의 의무감이나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에 실린「여성의 직업」이나 「여성과 픽션」 등을 먼저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무엇을 먼저 읽든 『자기만의 방』이라는 근사한 숲을 알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방』은 국내에도 이미 많은 번역본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그중 이 책이 단연 돋보이는 이유는 번역의 정확성과 세세한 해설에 있다. 그간 에밀 졸라, 오스카 와일드, 제인 오스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 고전 출판을 기획하고 우리말로 옮겨온 번역자 박명숙은 이 책을 구성하고 번역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출간된 울프의 주요 번역서를 모두 꼼꼼히 확인해 아쉬운 점과 잘못된 번역을 정정하고 보완했다. 그와 더불어, 세세한 역주를 더해 독자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고전 애호가들 사이에서 믿고 읽는 번역가로 알려진 박명숙의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과 세심한 역주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에세이들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글쓰기 방식이 도드라지는 350개의 문장들

원문과 함께 읽으며 의미와 깊이를 되새긴다

2부는 1부와는 전혀 다른 구성을 선보인다.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일기, 편지, 에세이 등에서 작가의 글쓰기 정수를 보여주는 문장들을 원문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원문과 유려한 번역문을 함께 읽음으로써 그 맛과 의미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그 문장들 속에서 훗날 『자기만의 방』이라는 꽃으로 활짝 피어나게 될 페미니즘의 싹이 움트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이다.

엮고 옮긴이 박명숙의 말처럼 “버지니아 울프가 종종 즐기면서 읽기에는 다소 어렵고 난해한 작가로 여겨지는 데는 작가의 대표적 문학적 특성인 ‘의식의 흐름 기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글은 “플롯을 따르는 글이 아니라 리듬을 타는 글”이다. 이는 당시로선 매우 실험적인 글쓰기이자 서술 기법으로 받아들여졌고, 이처럼 현대적이고 새로운 방식은 독자에게 파격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많은 독자가 시간의 흐름이 아닌 의식의 흐름에 따른 서술법을 따라잡으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종종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박명숙의 말대로 그것은 종종 일종의 “정신적 멀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2부에서는 이런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인해 번역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는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을 과감하게 원문과 함께 실음으로써 독자가 더욱 능동적으로 작품들에 다가가도록 하고 있다.

장편소설로는 『출항』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올랜도』 『파도』 『세월』 『막간』의 문장들이 실려 있다. 이 중 『댈러웨이 부인』『등대로』 『파도』는 이야기 흐름 속에서 각기 다른 의식들이 뒤섞이는 특징이 두드러져 독자에게 특히 난해한 작품으로 느껴지는데, 그러한 특징이 담긴 글의 일부를 문장들로 만나봄으로써 작품 분위기와 등장인물, 메시지 등을 미리 접하는 기회가 되며, 이미 읽은 독자에게는 되짚어보는 계기를 선사준다.

일기와 편지에서 선별한 문장들에서는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작가의 집필 과정, 글쓰기와 출간과 관련한 울프의 마음 상태를 생생하고도 은밀하게 엿볼 수가 있다. 마치 버지니아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유명해지거나 위대해지지는 않을 것이다”라면서도 독자의 반응과 언론 평가에 마음 졸이는 모순적이고 복잡한 작가의 마음은 이 대작가 역시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을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의 평가와 자신의 신념 사이에서 끊임 없이 흔들렸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좋은 문장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아”라는 버지니아의 말처럼,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진수를 보여주는 강력하고 다채로운 350개의 문장들을 마치 한 편의 시나 독립된 글처럼 읽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이 버지니아 울프라는 방대한 세계를 모두 보여주지는 못한다 해도 그 세계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하고, 첫걸음을 성큼 내딛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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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례

들어가며: 버지니아 울프의 획기적인 발견, 『자기만의 방』과 문장들

 

1자기만의 방과 여섯 편의 에세이

Ⅰ 자기만의 방

Ⅱ 여성의 직업

Ⅲ 여성과 픽션

Ⅳ 소설의 여성적 분위기

Ⅴ 여성 소설가들

Ⅵ 여성과 여가

Ⅶ 여성의 지적 능력

 

2부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

Ⅰ 버지니아 울프, 나는 누구인가

Ⅱ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Ⅲ 『자기만의 방』과 그 밖의 에세이

Ⅳ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Ⅴ 레너드에게 남긴 버지니아의 마지막 편지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에 인용된 저작들

버지니아 울프 연보

 

  1. 지은이 및 엮고 옮긴이

지은이: 버지니아 울프

20세기 영미 모더니즘 문학과 서양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하나인 버지니아 울프는 19세기의 전통적인 소설 방식에서 벗어나 ‘의식의 흐름’이라는 독특한 서술 기법으로 자기만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버지니아(애덜린 버지니아 스티븐)는 1882년 1월 25일, 런던의 사우스 켄싱턴에서 여덟 남매(이복 남매 포함)의 대가족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과 레슬리 스티븐은 각각 재혼이었고,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은 저명한 작가이자 비평가, 역사가였다. 버지니아는 그녀의 남자형제들처럼 대학에 가지는 못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방대한 장서를 마음껏 이용하면서 홈스쿨링을 통해 영국의 고전과 빅토리아 시대 문학을 익혀나갔다. 1897~1901년에는 킹스 칼리지 런던의 여성부에서 그리스어, 독일어, 라틴어 및 고전과 역사를 공부했고, 다양한 초기 여성 인권 운동가들과 접촉 할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스스로를 작가로 여겼던 버지니아는 1904년 처음으로 <가디언>에 서평을 기고함으로써 문학 저널리즘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1915년 첫 번째 장편소설 『출항』의 출간을 시작으로 『댈러웨이 부인』과 『등대로』를 비롯한 아홉 권의 장편소설과 수많은 단편소설, 에세이, 희곡, 전기 및 일기와 편지를 남겼다. 그중에서도 여성의 글쓰기와 여성의 사회적 지위 및 삶의 조건에 관한 논쟁적인 에세이 『자기만의 방』은 『3기니』와 더불어 페미니즘의 교과서로 불리며 20세기 페미니즘 운동의 지평을 넓히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1912년에는 블룸즈버리 그룹의 멤버였던 레너드 울프와 결혼했고, 1917년 울프 부부는 ‘호가스 출판사’를 차려 이후 버지니아의 작품들을 직접 펴냈다. 1895년,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의 죽음으로 처음 신경증 증세를 보인 버지니아는 그 후에도 오랫동안 정신 불안과 환청 등으로 고통받았으며 자살 기도를 하기도 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1940년 가을, 친근한 블룸즈버리의 집들이 독일의 공습으로 파괴되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부부는 런던을 떠나 서섹스 로드멜의 멍크스 하우스에서 지냈다. 전쟁과 죽음에 대한 공포와 강박 관념에 시달리던 버지니아는 신경증이 점점 더 심해지자 1941년 3월 28일, 집 부근의 우즈강으로 걸어 들어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엮고 옮긴이: 박명숙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보르도 제3대학에서 언어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 고전주의 문학을 공부하고 ‘몰리에르’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와 배재 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출판기획자와 불어와 영어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소로의 문장들』, 제인 오스틴의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제르미날』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전진하는 진실』, 오스카 와일드의 『심연으로부터』 『오스카리아나』 『와일드가 말하는 오스카』 『거짓의 쇠락』, 브라이언 로빈슨의 『하루 쓰기 공부』,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 알베르 티보데의 『귀스타브 플로베르』, 조지 기싱의 『헨리 라이크로프트 수상록』, 도미니크 보나의 『위대한 열정』, 플로리앙 젤러의 『누구나의 연인』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1. 책 속에서

여성은 수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두 배로 커 보이게 하는 기분 좋은 마력을 지닌 거울 역할을 해왔습니다. (33쪽)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나는 보도에서 서로의 어깨를 밀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삶은 고되고 어렵고 끊임없는 투쟁입니다. 산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힘을 요구합니다. 어쩌면 그 무엇보다 자기확신을 요하는 일인지 도 모릅니다. 우리는 환상으로 이루어진 존재들이기 때문이지요. 자신감이 없이는 우린 요람 속 아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81쪽)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성을 염두에 두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단순하고 순수한 남성이거나 여성인 것은 치명적입니다. 글 쓰는 사람은 남성적인 여성 혹은 여성적인 남성이어야 합니다. (211쪽)

나는 그녀를 더 잘 알게 되면서 한 유명한 시의 여주인공을 따라 그녀를 ‘가정의 천사(The Angel in the House’151)라고 불렀습니다. 내가 서평을 쓸 때면 그녀는 나와 나의 원고지 사이에 끼어들곤 했습니다. 나를 성가시게 했고, 내 시간을 낭비하게 했으며, 나를 너무나 괴롭혀 서 마침내 난 그녀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236쪽)

요 며칠은 성공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렸다! 게다가 뜻하지 않게 뉴욕의 맥밀런 출판사에서 편지가 왔는데, 『출항』에 깊은 감명을 받아서 『밤과 낮』도 읽어보고 싶다는 것이다. 기쁨을 관장하는 신경은 쉽게 무뎌지는 것 같다. 명성을 조금씩 마시는 것도 좋지만, 명성의 심리학에 대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고찰해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_ (492쪽)

나는 나 자신에게조차도 성공한 작가로 보이고 싶다. 하지만 나는 문제의 진짜 이유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아이가 없고,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살고, 글을 잘 쓰지 못하고,먹는 데 돈을 너무 많이 쓰고, 나이가 들었다는 것 등등 말이다. (497쪽)

우리는 언제나 말들을 통해 누군가의 영혼을 본다. (5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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