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사기극 – 자기계발서 권하는 사회의 허와 실
₩12,150
저자 : 이원석
출간일 : 2013-08-30
페이지수 : 252쪽
크기 : 210*145mm
ISBN : 9788996283799
그동안 열광적으로 소비되어 왔던 자기계발서를 본격적으로 평가한 책이다. ‘자기계발서’라는 명칭으로 뭉뚱그려져 있는 다양한 책들을 윤리적 패러다임과 신비적 패러다임으로 구분하고, 자기계발의 가치를 뒷받침하고 있는 경영학과 심리학의 담론들을 살폈다.
인적자원, 1인기업, 다단계, 픽업아티스트, 힐링, 열정노동, 영어교육 열풍 등 여러 가지 사회 현상들을 ‘자기계발’이라는 키워드로 엮어낸 점이 흥미롭다. 저자는 자기계발 이데올로기가 “국가와 학교와 기업이 담당해야 할 몫을 개인에게 떠넘김으로써, 사회 발전의 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는 거대한 사기극에 지나지 않으며, 스스로 돕는 자조(自助) 사회에서 서로 돕는 공조(共助) 사회로 바꿔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본 한국 사회
오늘날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개인의 노력만 있다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들이 팔려나간다. 자기계발을 하지 않으면 잘못된 것처럼, 그것에 의문을 제기하면 부정적인 사람으로 낙인찍는 것에 반감을 가진 적 없는가?
『거대한 사기극』은 그동안 열광적으로 소비되어 왔던 자기계발서를 본격적으로 평가한 책이다. 저자는 오늘날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책 가운데, 자기계발이 침투하지 않은 영역은 거의 없다고 진단한다. 문학, 자서전, 종교서, 심지어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조차 자기계발서의 연장에 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는 말로 뭉뚱그려져 있는 다양한 책의 역사적 연원을 찾고, 그에 담긴 담론, 자기계발서의 형식과 소비자를 구분하여 정리했다. 지금까지 출간된 국내외 도서들을 대상으로 하여 한국 자기계발의 현주소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자기계발과 동기부여
‘자기계발’이라는 용어는 스스로 돕는다는 의미의 ‘self-help’에서 비롯되었다.. 새뮤얼 스마일즈가 『자조론Selp-Help』의 첫 문장으로 인용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격언이 그 의미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 이처럼 스스로 돕는 자가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동기부여다. 오늘날 기업에서 강조하는 ‘리더십’의 항목에도 동기부여가 포함된다.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고, 개인의 능력을 확신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열정을 끄집어내(거나 조작해내)어 척박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높은 생산성을 끌어내야 한다. 이러한 지도력의 수행 방식은 척박한 땅덩어리 위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국인들의 자기계발에의 노력에서 연원한다. 자기계발은 철저하게 미국적인 것이다.”
자기계발의 두 가지 큰 흐름
이 책에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자기계발 교재와 상품들을 크게 윤리적 패러다임과 신비적 패러다임으로 구분한다. 윤리적 자기계발은 근면의 힘을 신뢰하며, 원하는 바와 관련하여 외부의 환경을 탓하지 말고 성실한 노력으로 돌파할 것을 촉구하는(『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한편 신비적 자기계발은 상상의 힘을 신봉하며, 원하는 것에 대한 노력을 내려놓고 간절히 바라기만 하면 이루어진다고 강변한다(『시크릿』 등). 저자는 청교도의 금욕적 윤리에 대한 반발과 미국 특유의 실용주의에서 비롯된 자기계발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벤저민 플랭클린, 데일 카네기, 스티븐 코비, 월레스 와틀스, 나폴레온 힐 등 자기계발 강사들의 저작과 핵심 개념들을 짚어준다. 아울러 미국의 자기계발 사조가 교회를 중심으로 한국에 도입되면서 토착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심리학, 경영학과 만난 자기계발
자기계발은 특정 학문과 결합하여 담론을 생산하기도 한다. 특히 심리학과 만나 윤리적 자기계발의 변종으로 내면의 성숙과 치유를 강조하는 심리적 자기계발을 흐름을 만들어냈는데, 긍정에 대한 강박(긍정심리학), 힐링 열풍 현상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한편 지식 습득이나 인맥 관리 등 개인의 일상까지도 파고든 효율성의 원리, 개인경영, 혁신 등의 경영 담론에 관한 부분은 피터 드러커, 톰 피터스, 공병호, 구본형 등의 저작들을 통해 살펴본다.
자기계발서의 형식과 소비자
자기계발의 형식을 다룬 장에서는 교재 형식으로 집필된 자료와 에세이 형태의 문헌을 제외한 우화, 자서전, 성공기를 분석 대상으로 하여 자기계발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나름의 서술 방식과 그 특징들을 다루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기계발서 시장이 소구하는 대상은 누구일까? 이 책에 따르면 초기 자기계발서의 주 소비자이자 판매자였던 세일즈맨이었다. “낯선 이에게 다가가고,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을 설득하며, 이의 실패에 따르는 수다한 거절을 감내”해야 했던 이들에게 “고도의 자극”과 “기술”이 필요했던 탓이다. 그러나 자기계발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그 대상은 여성, 직장인, 어린이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저자는 자기계발서가 상정하고 소비자들의 현실을 통해 가정, 직장, 공부 모두 자기계발의 대상이 되어버린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자기계발로부터의 자유
저자는 자기계발이 생존 조건이 되어버린 사회 현실에서는 자기계발서를 피한다고 해도 자기계발 자체는 회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계발 이데올로기는 “국가와 학교와 기업이 담당해야 할 몫을 개인에게 떠넘김으로써(민영화, 사교육, 비정규직 등), 사회 발전의 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는 거대한 사기극에 지나지 않으며, 스스로 돕는 자조(自助) 사회에서 서로 돕는 공조(共助) 사회로 바꿔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차례
프롤로그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1장 자기계발의 역사
윤리적 자기계발의 기원
윤리적 자기계발의 부흥과 타락
윤리적 자기계발의 회복과 변형
신비적 자기계발의 배경과 등장
신비적 자기계발의 부흥과 타락
미국적 종교로서의 자기계발
미국적인, 동시에 한국적인 우리의 자기계발
2장 자기계발의 담론
자기계발과 심리학: 긍정 강박과 역할 모델
자기계발과 심리학: 힐링 강박과 자아의 재구성
자기계발과 경영학: 인적자원과 개인 경영
자기계발과 경영학: 1인 기업과 혁신 중독
자기계발과 신자유주의
3장 자기계발의 형식
자기계발의 매체론적 맥락
진리를 가르치는 자기계발서: 우화·
모범을 보여주는 자기계발서: 자서전
동기를 부여하는 자기계발서: 성공기
4장 자기계발의 주체
자기계발의 소비자: 세일즈맨
자기계발의 소비자: 어린이
자기계발의 소비자: 여성
자기계발의 소비자: 직장인
자기계발과 대중
자기계발과 엘리트
에필로그 : 자기계발로부터의 자유
자기계발 비판서에 대한 간단한 안내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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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문장
P.16 : 21세기 사전에는 지도자 항목에 새로운 의미로 동기부여자를 등록시켜야 한다. 그들이 영향력을 미치는 방식은 가슴 속에 뜨겁게 동기를 불 지르는 것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개인의 능력을 확신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열정을 끄집어내(거나 조작해내)어 척박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높은 생산성을 끌어내야 한다. 이러한 지도력의 수행 방식은 척박한 땅덩어리 위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국인들의 자기계발에의 노력에서 연원한다. 자기계발은 철저하게 미국적인 것이다.
P.141 : 우화적 자기계발서의 핵심은 멘토의 메시지이며(멘티와 그를 둘러싼 상황은 서사적 구성 장치일 뿐이다), 이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화가 상정하는 세계(환경)가 단순하니 자아(멘티)가 필요로 하는 해법도 단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래에서 다룰 대표적인 우화적 자기계발서인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핵심은 ‘변화하라’이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경우에는 ‘칭찬하라’가 전부다.
P.144 : 자기계발의 방점은 ‘자기self’에 찍혀야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자기는 우리의 표상체계 속에서 이상화되거나 혹은 최소한 잠재적 가능성이 고평가되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 즉 미래의 이상적 자아에 대한 긍정이며, 희망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계발은 곧 긍정의 이데올로기이며, 마틴 셀리그먼으로 대표되는 긍정의 심리학과 조엘 오스틴으로 주목받는 긍정의 신학으로 번역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적 자아를 긍정하는 그 이면에서는 현실의 자아에 대한 부정이 도사리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억압하고 있다. 현실의 부정은 사실상 자아의 분열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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