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쓰카 에이지 – 순문학의 죽음, 오타쿠, 스토리텔링을 말하다

오쓰카 에이지 – 순문학의 죽음, 오타쿠, 스토리텔링을 말하다

10,800

저자 : 오쓰카 에이지 | 선정우
출간일 : 2015-04-30
페이지수 : 152쪽
크기 : 210*142mm
ISBN : 9791185400099

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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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소설 쓰는 법>, <스토리 메이커> 등의 저자 오쓰카 에이지와의 인터뷰. 만화칼럼니스트 선정우가 오쓰카 에이지를 직접 만나 묻고 정리한 책으로, 오타쿠 문화의 변화, 순문학의 죽음과 이야기의 탄생, 창작과 프로파간다의 관계 등에 대한 견해를 담았다.
[반딧불의 묘](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바람이 분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등 국내에서 정치적 논쟁을 촉발시켰던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에 대한 입장, 일본 만화계의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1980년대부터 활동해온 일본의 대표적인 서브컬처 비평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떻게 활동해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흔치않은 책이다.

일본 서브컬처계의 문제적 평론가 오쓰카 에이지
순문학의 죽음, 오타쿠, 스토리텔링을 말하다!
오쓰카 에이지는 만화 편집자로 시작해 일본에서 900만 부 이상 판매된 『다중인격 탐정 사이코』의 스토리 작가 및 비평가로 발돋움한 서브컬처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오쓰카 에이지는 소설가 쇼노 요리코와 벌인 순수·대중 문학 논쟁, 가라타니 고진 이후 최고의 문예 비평가로 평가받는 아즈마 히로키와 벌인 리얼리즘 논쟁, 오타쿠 논쟁, 페미니즘 논쟁, 호헌론을 비롯한 정치적 논쟁 등의 중심에 섰던 전방위 평론가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캐릭터 소설 쓰는 법』『스토리 메이커』『이야기 체조』 등 스토리텔링 강의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 말 일본 문학계의 쟁점 중 하나였던 ‘순문학 논쟁’ 이후의 변화에 대한 오쓰카 에이지의 입장은 무척 흥미롭다. 점차 축소되어 아사 상태에 이른 일본의 순문학이 라이트노벨을 포함하는 등 서브컬처에 얹혀 생명을 연장하는 상황이라는 것. 그는 소수에게만 의미 있는 작품이 과연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여전히 문단을 중심으로 한 문학이 대중문학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특정 장르가 축소되고, 문화 소비가 세분화되는 현상은 오타쿠 문화의 변화와도 맥이 닿아 있다. 오쓰카 에이지에 따르면 1980년대 일본 서브컬처 붐을 주도했던 오타쿠 층은 어떤 의미에서 긍정적인 존재였다. 자신이 향유하는 문화 전반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바탕으로 ‘창작하는 오타쿠’의 형태를 띠었던 것이다. 하지만 특정 장르에 갇혀 문화 상품을 ‘소비하는 오타쿠’로 변화하면서 오타쿠 문화는 사실상 종언을 맞이했다고 본다. 최근 10년간 문화가 작은 카테고리 안에 파묻혀 고립되는 상황에 대해 한계에 다다랐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그렇게 고립된 문화는 언젠가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스튜디오 지브리, <에반게리온>, 신카이 마코토의 힘은 무엇일까?
프로파간다적이지 않으면서, 사회적인 작품은 가능한가?
만화, 에니메이션, 게임 등의 서브컬처는 엔터테인먼트로서 재미의 추구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오쓰카 에이지는 여기에 더해 창작자에게 주어진 정치적 책임에 대해 말한다. 국내에서도 <반딧불의 묘>(다카하타 이사오 감독)나 <바람이 분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등 일본 작품들에 담긴 정치적 태도를 비판하는 여론이 있었다. 『저팬』, 『도쿄 미카엘』등 오쓰카 에이지가 ‘페이크 히스토리fake history’라고 칭한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한 데에 관심을 가져왔던 인터뷰어 선정우는 일본에서도 금기시 되어온 창작물에서의 정치적 표현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이끌어냈다. 일본에서도 전면적으로 다룬 적이 없는 내용으로, 이를 통해 독자들은 오쓰카 에이지가 주로 비평의 대상으로 삼았던 지브리의 작품들, <신세기 에반게리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이 가진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평론가로서 서브컬처를 보는 폭넓은 시선, 창작자로서의 태도, 사회의 마이너리티를 향한 관심 등 오쓰카 에이지가 던지는 다양한 화두는 서브컬처 비평의 전통을 갖지 못한 한국의 서브컬처 마니아들과 창작자들에게 고민을 풀어가는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차례
1장 창작하는 오타쿠에서 소비하는 오타쿠로
2장 문화는 국경을 넘는다
3장 스토리 작가, 만화가 그리고 편집자
4장 스튜디오 지브리의 힘
5장 창작과 프로파간다
6장 피해자 의식과 정치적 보수화

오쓰카 에이지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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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문장

P.26 : 요즘 젊은 세대는 “이런 거 갖고 싶지”라는 말을 들으면서 항상 받는 입장에 머물러 있습니다. 오타쿠가 ‘유저화’된 것이죠. 과거에는 오타쿠가 ‘크리에이터’였는데 지금은 ‘유저’가 된 것이 치명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화된 오타쿠 중에서 새로운 세대의 크리에이터가 나오지 않고 있는 거죠. 유저 입장에만 머무르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을 다 소비하고 나면 또 다른 작품으로 이동해서 그 타이틀을 소비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P.40 : <신초>라는 문예지가 800부 밖에 팔리지 않는데, 도대체 그 잡지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겁니다. 물론 세상 모든 것을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볼 수는 없겠으나, 그렇다고 해도 일본 국민 1억 2,000만 명 중 단 800명밖에 읽지 않는 매체에, 그 800명에게만 통용되는 중요한 문제란 무엇이고, 과연 그런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을 거란 말이죠. 결과적으로 그 순문학 논쟁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하면, 결국 문학은 라이트노벨을 순문학에 포함시킴으로써 연명하려고 했습니다. 만화나 라이트노벨 같은 서브컬처에 얹혀감으로써 살아남는 것을 선택한 거죠.

P.70-71 : 저는 창작자로서의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편집자가 되어 저 자신을 프로듀스 해왔습니다. 일단 나 자신을 편집자 위치에 놓음으로써 별로 재능이 없는 ‘나’라는 작가를 어떻게든 상업적으로 쓸모가 있게끔 만들었다고나 할까요. 스스로 그림에는 재능이 없는 걸 확실히 인식하고, 이야기의 구성력이 약하다는 단점을 이야기 이론으로 보완하는 식의 방법으로요. 일본에서는 ‘자기 프로듀스’라고 하는데, 그런 재능을 가진 작가가 꽤 많죠. 아마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런 타입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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