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비평을 넘어서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

10,800

저자 : 김명인 외
출간일 : 2002-08-12
페이지수 : 334쪽
크기 : 152*223mm
ISBN : 978898942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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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사 비평이란 비평가적 양심보다 출판사,학연 등 특정한 이해관계에 얽혀 마치 결혼식 주례를 하듯 작품과 작가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 비평 행위를 일컫는다. 이 책은 우리 문학의 문제점을 비평의 공정성과 관련해 주목한다. 동시에 어떻게 문학작품이 수준 이상으로 과잉 칭찬받게 되었는지를 살피고 이를 통해 그간 시도된 문학자본이나 권력에 대한 질타를 넘어 본격 문학 텍스트 분석으로 주례사 비평의 본질을 살핀다.

 

차례

문학 – 정신의 개화를 가로막는 일그러진 문학 – 제도에 대한 성찰
비평이란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의식·무의식을 읽어내는 한편, 작가로 하여금 그러한 작품세계를 태동하게 만든 사회 현실을 분석해 내는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비평가는 문학 작품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가치를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문학비평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는 심심지 않게 제기되어왔다. 특히 출판자본의 영향력에 문학이 포섭되어가고 있다는 우려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문학-제도의 물질적 토대와 직결되는 출판자본의 영향력이 자유롭게 비상하고자 하는 문학-정신을 사납게 부여잡고 있으며, 문학비평은 문학-제도와 문학-정신 사이에서 그 역할을 기꺼이 담당하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는 이처럼 일그러진 문학-제도가 어떻게 문학-정신을 가로막는가를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 출간되었다. 결혼식 주례사는 새롭게 출발하는 한 가정의 앞날을 축복하기 위해 찬사로 일관하게 마련이다. 한 작가나 작품에 대한 비평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한 권이 책이 나올 때마다 비평의 과잉수사에 둘러싸여 마치 문학사의 한 축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문학사 기술이 필요해진 것처럼 시끄럽기 그지없다. 출판자본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문학비평이 가진 한계, 주례사 비평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과잉수사의 인플레이션 속에서 물질논리가 부풀려낸 문학-정신의 현주소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내용>

김명인 –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명인의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신경숙의 소설 세계를 분석하고 있는 비평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여기서 그는 비교적 균형 감각을 확보하고 있는 조남현, 황종연, 정과리의 해설에 비해 박혜경, 남진우, 임규찬, 김병익, 신수정의 해설들에서 신경숙 소설의 신화화 가능성을 읽어내고 있다. 작품집이나 장편소설의 뒤에 붙은 해설이 주류를 이루는 현상을 통해 비평의 위기를 파악하는 입장이라든가 80년대와 90년대의 비평 세계를 하나의 관점 아래서 이해하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권성우 – 현학과 과잉, 그리고 ‘비평의 감옥’ 
권성우의 [현학과 과잉, 그리고 ‘비평의 감옥’]은 황종연의 [소설의 악몽]을 대상으로 하여 씌어졌다. [소설의 악몽]은 백민석의 <목화밭 엽기전>의 뒤에 붙은 해설이다. 이 글에서 황종연은 여러 가지 형태의 문학적 권위와 정전을 동원하여 <목화밭 엽기전>에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응당 놓여있어야 할 ‘관계 해명’은 배제되어 있기에 현란한 수사의 나열에 머무르고 만다. 외국 이론의 현학적 사용이 어떻게 폭력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가를 따지면서 비평의 성격을 되짚고 있는 글이다.

고명철 – 메이저에서 상품화된 마이너들의 농담
고명철의 글은 은희경의 <마이너리그>에 대한 비평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무거운 역사와 가벼운 농담을 대립시키기 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작가의식의 한계를 짚어낸다. 이어서 <창작과비평>의 주간인 최원식의 인터뷰 내용과 추천사, 편집장 김이구의 발언을 살피면서 문학권력 창작과비평사의 문제점을 비판한다. 김은하, 양진오, 방민호의 비평의 공과를 따지면서 은희경이 확보하고 있는 지명도로부터 그들이 과연 자유로운가를 묻고 있기도 하다.

이명원 – 마녀는 어떻게 부드러워지는가
이명원의 [마녀는 어떻게 부드러워지는가]는 전경린의 작품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메이저출판사인 ‘문학동네’와 전경린이 관계를 맺는 방식, 언론의 문화면을 거치면서 작품과 작가가 어떻게 실종되는가의 분석이 관심을 끈다. 황도경이 발표한 대립적인 두 편의 글을 비교하는 장면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에 대한 방민호의 비평, <열정의 습관>에 대한 이재복의 비평을 비판하고 있다.

홍기돈 – 비평의 유토피아, ‘총각 딱지 떼기’의 후광으로 빛나는
홍기돈의 [비평의 유토피아, ‘총각 딱지 떼기’의 후광으로 빛나는]은 김형중의 [동정(童貞) 없는, 혹은 동정(同情) 없는 세상]을 비판하는 글이다. 김형중의 글은 문학동네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박현욱과 인터뷰를 하여 <동정 없는 세상>에 적극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하는 한편, 끌어들이고 있는 이론들도 왜곡되어 있다. 현 시기 신인문학상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를 드러내주는 글이다.

김진석 – 초월적 서정주의에 스민 파시즘적 탐미주의
김진석은 [초월적 서정주의에 스민 파시즘적 탐미주의]를 통해 미당 서정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문학 텍스트와 사회 행위 사이에 존재하는 내밀하고 복잡한 관계를 추적한다. 그 두 세계를 분리하여 하나의 세계를 우위에 두는 태도를 지양하고, 두 세계가 어떻게 삼투하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종호, 김재홍, 김화영, 이남호의 입장과 변별되는 한편, 강준만의 자세와도 거리를 둔다. 니체, 보들레르와의 영향 관계 속에서 미당을 해석할 수 없는 까닭이라든가 유종호, 이남호, 오세영, 천이두, 김재홍 등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관심을 끈다.

신철하 – 성과 속
신철하의 [성과 속]은 황지우의 장식 취향을 문제 삼고 있다. 이성복, 기형도의 세계를 무채색에 비유한다면, 과잉 수사와 연출을 특징으로 하는 황지우의 세계는 화려함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하지만, 황지우에게서 발견되는 과장된 감정의 문제점에 대해서 우리 비평은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신철하는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있을 거다>에 대해 쏟아진 평가들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와 아울러 <문학과사회>의 시인, 비평가들이 이 시집에 대해 어떻게 화려한 의미를 덧입히고 있는가와 이문재, 정효구, 방민호의 비평이 내포한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

하상일 – 무덤 속의 비평
하상일은 [무덤 속의 비평]을 싣고 있다. 대상 텍스트인 정과리의 <무덤 속의 마젤란>은 죽음이란 단일 주제로 이루어진 비평집이다. 여기에 실린 개개의 평론들은 동어반복에 머무르고 있으며, <문학과사회>에서 펴낸 시집의 해설이 대부분이다. 정과리가 <문학과사회>의 관리인이라는 사실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의 비평 세계의 특징인 과장된 제스추어, 죽음의 신비화로 인한 담론 효과가 비평의 자족적 상태에 머무르도록 하는 한편, 대상에 대한 과잉해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진중권 – 문학권력논쟁에서 예술사회학으로
그간 문학권력 논쟁을 폄하하는 측에서는 그러한 논쟁이 의미 없는 소란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개진해왔다. 하지만, 이 글에서 진중권은 문학의 아우라에 대한 보드리야르의 관점과 피에르 부르디외의 ‘장(場) 이론’, 미셸 푸코의 ‘자기의 테크놀러지’를 통해 논쟁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있다. 이론들의 배경을 살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현실의 변화지점을 포착하며 적용 가능성을 따지는 부분에서 독자들은 논쟁에 대한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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