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편집이란 어떤 일인가 – 기획의 발상부터 인간관계까지

1969년 고단샤에 입사한 이후 줄곧 편집자의 길을 걸어온 일본의 노편집자가 정리한 편집 실무 지침서. 쇼지대(上智大)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35년 동안 편집자로 일하면서 얻은 철학과 노하우를 한권에 담았다.
기획의 발상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원고의 청탁은 누구에게 해야 하는지, 원고 독촉과 점검은 어떤 원칙으로 해야 하는지 등의 주제에서부터 편집자의 입장에서 본 유통과 마케팅 방법론에 이르기까지의 주제들을 두루 다루었다.

차례

한국어판에 부쳐

1장 편집자란 무엇인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는 / 하나의 인격으로 / 무에서 유를 / 적성은 있는지

2장 사사로운 나의 역사
주간지에서의 체험 / 격전, 신서편집부 / 학술국으로

3장 출판소사와 출판사정
위기에 선 출판 / 일본의 출판을 돌아보다 / 코믹의 출현 이후

4장 기획 발상법
자폐적 경향 / 기획의 삼각형 / 분류해 보면 / 문제를 만드는 능력 / 편집회의라는 정류장치
취재란 무엇인가

5장 원고 청탁과 플롯
원고 청탁을 성사시키려면 / 설계도는 어떻게 만들까

6장 독촉과 읽기와 교정
어느 때는 혼, 또 어느 때는… / 첫 독자로서 / 원고 수정의 어려움

7장 점검에서 입고까지
정리에 필요한 구상력 / 차례와 소제목 / 도판.사진.지도.일러스트 등

8장 장정.제목.띠지
책에도 옷을 입혀야 / 제목을 짓다 / 띠지에서 실력 드러나

9장 편집가가 본 판매. 유통. 광고
서점이라는 특이한 공간 / 재판매가격유지계약과 위탁배본제 / 신문 광고와 서평

10장 인간교제론
면으로 사귀어야 / 남의 힘을 빌리다 / 책과 ‘인간교제’의 공통성

11장 책에 미래는 있는가
책은 어떻게 될까 / 변해가는 편집 작업 / 무라카미 하루키의 실험

12장 저자가 편집자를 키운다
한 손에는 선물을 / 인맥을 넓히다 / ‘책’ 편집장으로서 / 야스오카 쇼타로와 마루야마 마사오
창간은 즐거워

맺음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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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문장

P.63-64: 편집자의 머리에 떠오른 기획이 저자의 두뇌를 통과한다. 그럼녀 누에가 실을 분비하듯 저자는 글을 뽑아내기 시작한다. 집필을 뜻한다. 그런데 글만으로는 명주실이 될 수 없다. 분비물을 모아 가공하고 처리해야 비로소 명주실이 완성된다. 편집공정이란 저자라는 누에를 발견하고 분비된 것을 명주실로 만들어내는 과정이라 보면 된다. 저자를 누에 취급해서 실례짐나 양질의 누에 없이는 양질의 명주실을 얻을 수 없다. 가공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획과 저자는 세트다. 한몸이다. 그래서 뛰어난 저자를 발견하는 능력도 기획력에 들어간다.

P.72: 인터넷은 과거의 정보를 정리한 데 지나지 않는다. 과거의 지식을 축적한 데 불과하다. 그러나 앞으로 짜내려 하는 누에에서 어떠한 명주실이 나올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누에에 따라 달라진다. 더군다나 성격도 행동양식도 모두 다르다. 기획이란 그러한 누에를 상대해야만 하는 일이다. 편집자가 발로 뛰는 걸 귀찮아하고, 호기심도 희박하며, 생산 현장을 겁낸다든지, 저자가 오타쿠화하면 기획은 당연히 무미건조해지고 만다. 오늘날 있으나마다g나 책이 홍수를 이루는 배경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